혼자 유랑

마드리드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가면서 소니아한테 빌바오로 가는 중이라고 연락을 했다.

나야 여행이지만 소니아는 생활인이니까 감히 만날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는데 너무 고맙게도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원랜 호스텔 도미토리룸을 예약했는데 우범지대 근처라 위험하다고 안전한 올드타운에 호텔을 예약해주었다.

신세만 지는구만 ㅠㅠㅠ

 

빌바오에 도착하니 자정이었는데 지하철역으로 가다가 방향을 반대로 가다가 소니아가 얘기한 그 우범지대를 들어가게 되었다.

San Francisco라는 구역이었는데 분위기가 도저히 이상해서 50미터정도 들어갔다가 다시 반대방향으로 빠져나왔다.

나중에 이야길 들어보니 예전엔 마약의 온상이었고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그래도 안심이 안되서 말렸다고 했다.

소니아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한참을 걸은 뒤 올드타운 Casco Viejo(까스코 비에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바 몇군데를 방문했는데 소니아가 속성으로 알려준 바스크어를 써보았는데 지금은 다 잊어버렸다.

가는 곳마다 자연스럽게 현지인들이랑 어울릴 수 있었는데 소니아의 친화력이란 정말 대단하다.

 

 

Kalimocho라고 와인과 콜라를 섞은 음료로 스페인에선 소맥처럼 시대불문하고 인기가 많다고 한다.

어느덧 시간이 꽤 지나 내일 일정을 위해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에 소니아가 일가기전에 잠시 가이드를 해주기로 했다.

지난번 그라나다로 가기전에 지나쳤던 시장안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스테인드글라스가 너무 예쁘다.

 

 

햄을 파는 점포였는데 이럴땐 여행자여서 마음대로 살 수 없는게 참 아쉽다.

 

 

올리브랑 몇가지 피클도 있었다.

 

 

 

 

시장을 나와서 소니아랑 이야기를 하면서 걷고 있는데 재빨리 남자 3명이 와서 벽에 무슨 틀을 대고 스프레이로 뿌리고 도망쳤다.

빌바오가 포함된 바스크주 독립세력이라는데 그라나다 가기전에 다리위에서 경찰한테 잡혀서 엎드려 있던 사람들도 독립세력 일원일 거라고 했다.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이 곳의 상인들은 이들 독립세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니아 본인은 빌바오에서 자랐지만 독립에 동의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카탈루냐 독립운동때도 반대했던 것 같다.

2000년대까지만해도 바스크 무장독립세력이 있어서 아무한테나 총을 쏴갈기곤 했다는데 지금은 그런건 없다고 한다.

 

 

 

 

어느새 스페인을 떠나 프랑스 보르도로 향할 시간이 되었다.

사진은 유럽 배낭여행객의 최고존엄으로 불리는 플릭스 버스인데 가성비는 최고지만 동시에 내 체력을 앗아가는 주범이기도 했다;

익히 알려졌지만 현재 스페인 북부는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많은 상점들이 락다운되면서 문을 못열고 있고 경제적인 타격이 너무 커서 여름까지 가기도 전에 강제로 락다운을 해제해야될지도

모른다는데 어쨌거나 빨리 혼란이 끝나길 바랄 뿐이다.

 

 

 

San Sebastian이란 도시에서 승객을 추가로 태우고 출발했다.

 

 

프랑스 떠나기 전에 있던 휴게소인데 밥도 비싼것 같고 걍 돈도 아낄려고 밖에 앉아서 핸드폰에 저장된 워킹데드를 시청했다.

규모도 아주 작았는데 외국에서 한국의 정안알밤휴게소같은 곳은 한번도 못본 것 같다.

 

하루 뿐이지만 정든 그라나다를 뒤로 하고 마드리드행 버스를 탔다.

그나마 이번엔 오전부터 이동하는거라서 좀 나았다.

 

 

그라나다 터미널 근처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산 건데 모양이 카스테라랑 비슷해서 샀는데 맛은 거의 비슷했다.

Bizcocho(비즈코초)라고 불리고 정식 명칭은 Bizcochuelo(비즈코츄엘로)이다.

 

 

Teatro Real

 

 

펠리페 4세의 동상으로 최초의 승마 동상중 하나라고 한다.

이것도 나중엔 여느 역사적인 동상들처럼 박물관에 보존되고 여기에 모조품이 세워지겠지?

 

 

마드리드 왕궁인데 시간이 없어 들어가보지 못했다.

 

 

산타마리아 라 레알 데 라  알무데나 대성당이다. 이름 한번 길다 😂😂

1993년에 완공됐는데 100년 동안 지었다고 한다.

제대로 들어가서 본 유럽성당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무료이고 기부금 1유로를 받는다. 난 여행이 한참 남아 그냥 기부금 안내고 둘러봤다...

이런 곳은 오래된 건물을 아니지만 도시를 대표하는 종교 건축물로서 한번 쯤은 둘러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당은 지은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제대위에 안치된 알무데나의 성모상은 만들어진지 1000년이 넘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성모상 앞에서 절을 했다.

그래서 나도 줄을 서서 성모상을 알현하고 앞으로 여행 잘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국기를 보니 이탈리아와 관련된 건물인 것 같다.

 

 

마드리드가 수도로서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관광으로 사람 끌어모으는 곳은 아니라서 좀 더 사람사는 느낌이 났던 것 같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이런 사진을 보면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텅빈 길거리 풍경이 그려진다.

 

 

산 미구엘 시장

 

 

 

 

까사 데 라 파나데리아

 

 

 

 

 

 

그랑비아 거리인데 1929년에 조성된 거리로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모방하였다고 한다.

 

 

레알 마드리드 공식샵이라는데 축구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냥 지나쳤다.

레알 팬이라면 꼭 가야할듯...

 

 

여기서 운동화를 사기로 결정했다.

 

 

젤 싼 신발로 구매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어느덧 빌바오로 다시 떠나야해서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아쉽지만 Madrid로 가기위해 Bilbao의 Abando역으로 왔다.

나중에 깨달은 건데 진짜 Spain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하면 기차타기 너무 쉽다.

 

 

Spain의 국영철도기업인 Renfe 열차가 도착했다. 내가 탈 기차는 Alvia등급이다.

속도는 220~250km/h인데 쾌적했다.

 

 

열차에서 소니아가 챙겨준 하몽을 먹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ㅠㅠ 맛도 일품이다.

 

 

Madrid에 내리자마자 버스터미널로 가기위해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어쩔 수 없이 지하철 교통카드를 만들었는데 나중에 쓸 일이 있겠지~

 

 

자 이제 버스를 타고 Madrid에서 Granada로 가야할 차례다.

한국은 5시간안에 다 해결되는데 유럽 왠만한 나라는 2배정도로 보면 되는것 같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커피를 하나사서 땅바닥에 앉아서 마셨다.

 

버스에서 밤새 뒤척였던 것 같다.

도착하니 6시 반이었다.

야간버스가 숙박비도 아낄 수 있고 이동도 할 수 있어서 좋은데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예약한 호스텔로 가서 체크인을 한뒤 곧바로 Alhambra궁전으로 갔다.

티켓 예매는 한국에서 미리 하고 왔는데 그마저도 미리 예약을 해야했다.

아시아에 있는 유적지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던 곳이 없었던 것 같다.

그나마 꼽자면 히메지성 정도?

여긴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려오는데 그마저도 다 못들어가다니...

 

 

 

 

 

 

 

 

풍화된 벽면이 이곳이 오래된 곳임을 말해준다.

 

 

 

 

알바이신 구역이 보인다.

날씨가 흐렸다가 맑았다가 미친년 널뛰기하듯이 계속 바뀌었다.

 

 

 

 

 

 

카를로스 5세 궁전 입구에 있는 부조인데 전투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2층 회랑에 올라가보았다.

 

 

헤네랄리페 정원. 알함브라 궁전의 대미를 장식하는 곳이다.

 

 

곳곳에 무슬림 왕조시절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알함브라 궁전을 빠져나와서 알바이신 지구로 가기로 했다.

여기도 산책하기 참 좋은것 같다.

 

 

한국사람이야 어딜가나 있지만 규모대비 제일 많았던 곳이 그라나다였던 걸로 기억한다.

 

 

 

 

 

 

Granada의 뷰 맛집인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사진을 남겨봤다.

 

 

전망대 옆엔 이슬람사원이 있었다.

이슬람왕조가 스페인을 떠난지 500년만에 지어진 이슬람사원이라는데 위치도 그렇고 스페인정부에서 많은 배려를 해준 것 같았다.

 

 

 

 

 

 

흐렸다가 맑았다가 나중에 저녁땐 비가 계속 내렸다.

 

 

이슬람 왕조시대에 세워진 문이라고 한다.

유적에 저런 그래피티 좀 안했으면 좋겠는데....

그러나 나는 나중에 그리스에서 더 한걸 보게된다.

 

 

알바이신을 보면 옛 이슬람 양식이 도시 건축의 기준이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Granada의 매력은 바로 유럽에서 이슬람 문명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 중의 하나라는 것이 아닐까?

(그리스에서도 오스만제국시대의 건축물이 남아있지만 스페인처럼 본토 문화에 스며들지 않았다.

오스만시대 건축물을 관광에서 별로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지도 않고 말이다.)

 

 

Granada 대성당인데 입장료를 받아서 밖에서 보는걸로 만족했다.

여행 초기이고 돈을 아껴야지....

 

잠을 제대로 못잔 상태에서 어느덧 알함브라 궁전과 알바이신구역을 일주하니 몸이 너무 고단해서 일단 숙소로 가서 한시간정도 쉬다가 저녁에 다시 움직이기로 했다.

 

그러나...............

 

숙소들어가기전 바로앞에 있는 광장에서 내가 지나가는데 10대 무리가 나를 향해 "니하오우~~" 하면서

익살스럽게 웃고 즐기고 있었다.

씹고 가려다가.... 아니야 이건 싶어서 쫓아가서 따졌더니 영어로 미안하다고 진심어린 태도로 사과를해서 나도 더 뭐라하진않았다.

생김새나 분위기가 나쁜 학생들같진 않아보였는데 인종차별주의자같진 않아보였다.

만약 위험한 애들같았다면 나도 몸을 사렸겠지...

한 10분동안 설교를 했다. 나같이 생긴 사람이 다 중국사람이 아니고 한국사람도 있고 일본사람도 있고 대만사람도 있고 몽골사람도 있다... 먼저 어디서 왔냐고 물어봐야하는게 정상이고.....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지만 어쨌든 나도 이런일은 겪은건 그때가 처음이라 기분이 좋진 않았다.

어차피 피곤했고 멘탈회복도 하려고 숙소로가서 누워서 좀 쉬는데 소니아한텐 얘기안할까하다가 그냥 참다 병될것 같아서 다 이야기했다.

소니아도 한국에서 불쾌한 일을 당하거나하면 다 이야기했기 때문에 힘든건 얘기해야지.....

지금이야 받아칠줄도 알고 하는데 이 땐 정말 기분이 좋지 않더라.

 

 

좀 쉬다가 나와서 야경을 촬영해보았다.

저녁이 되니 비가 많이 내려서 신발이 다 젖고 말았다.

이럴때를 대비해서 일부러 오래된 신발을 신고간건데 마드리드에서 운동화를 사야겠다.

 

 

 

그라나다의 야경을 만끽한 후 타파스 가게에 들러서 맥주 한잔과 타파스를 즐겼다.

가격도 저렴하고 맥주도 맛있었다.

이런게 여행의 묘미이고 즐거움이다.

 

나와서 숙소로 가는 골목으로 지나가는데 술에 취한 남자 한명이 철푸덕하고 넘어졌다.

넘어진 남자는 거구인데 일행인 남자는 상대적으로 왜소해서 내가 도와줘야겠다 싶어서 달려가서 같이 일으켜 세워줬다.

그 남자는 스페인어만 할줄알고 나는 스페인어를 못하니 말이 안통했는데 손가락으로 따봉을 해서 나도 따봉해주고

숙소로 돌아왔다 ㅎㅎ

 

그라나다에서 하루도 이렇게 지나갔다.

아침에 일어나서 소니아가 빌바오까지 데려다 주었다.

 

이제 몇시간뒤면 그라나다를 가기 위해 마드리드행 기차를 타야한다.

 

짐을 맡겨놓고 도시를 둘러보려고 했지만 관광안내소에서 알려준 짐보관소는 왠일인지

현재 짐을 보관해주지 않는다고하여 결국 배낭을 멘채 이동하게 되었다.

 

아리아가 극장을 그냥 지나쳤다.

 

 

산 니콜라스 성당인데 들어가보진 않았다.

 

 

Joan Santuen 성당인데 초기 바로크 건축양식이 참 멋지다.

 

 

성 안토니오 성당이다.

입장료가 있어서 들어가보진 못했다.

앞으로 여정이 많이 남아있기도 했고...

 

 

Mercado de la Ribera라는 곳으로 기차역인가 했는데 시장이라고 한다.

이땐 빨리빨리 지나치느라 들어가지 않았는데 나중에 그라나다에서 돌아오면서 내부로 들어갈 기회가 있었다.

1920년대에 지어진 시장인데 10년전에 리모델링을해서 새건물같이 보인다.

 

 

이 곳 근처에 오기 전에 다리를 하나 건넜는데 거기서 젊은이 몇명이 엎드린 채로 경찰한테 포박당하는걸 봤다.

나중에 소니아에게 물어보니 빌바오가 속해있는 바스크 지역의 분리독립 지지세력일 것이라고 했다.

바스크 분리독립세력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해보도록 하겠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발견했는데 안으론 들어가지 않았다.

이 건물 하나로 빌바오가 오래된 도시에서 젊은 도시로 이미지 변화에 성공했다는데

에펠탑이나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도 건축당시엔 같은 의도였을 것이다.

 

잠실야구장을 철거하고 건축된 동대문 DDP도 같은 취지로 지어졌을텐데 왜 난 별로 마음에 안 들까?

잠실야구장도 십수년내로 철거할 것으로 보이는 한국에선 건축물은 소모품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이 건물은 일제시대 서양식 건물과 너무 흡사해서 사진으로 남겨보았다.

얼핏보면 일본의 건축가 타츠노 킨고가 만든 것같은 건물이다.

붉은 벽돌 성애자 타츠노 박사님....

 

 

Metropolitan Isozaki라는 건물로 스포츠센터라고 한다.

이전에 지어진 건물을 파사디즘 형식으로 남겨둔것 같은데 이런 방식을 까는 사람도 있겠지만 도시재생을 위한 현실적인 타협이라고 봐야 할 것같다. 뭐 우리나란 파사디즘으로 남겨놓을 건물들도 별로 없지 않은가.

 

 

유럽은 날씨가 변덕져서 그렇지 미세먼지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빌바오 미술관인데 수준 높은 미술품들이 꽤 많다고 한다.

 

 

빌바오 시청건물인데 역시 바쁜 몸인 관계로 안 들어갔다.

차를 타고 역시 부르고스 주에 위치한 Frias에 도착했다.

내가 Frias라는 이름을 이 블로그에서 쓰게된 것도 이 곳의 기억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2014년에 소니아가 보여줬던 Frias의 사진들을 보고 언젠간 가고싶다고 했을때 가이드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 그 말을 둘 다 지키게 되어 마음이 흐뭇했다.

 

Frias는 인구 300명이 좀 안되는 요새도시로 스페인에서 가장 작은 도시라고 한다.

 

Puente de Frias

12세기에 지어진 로마식 다리인데 보존이 아주 잘되있었다.

 

 

Ermita de Santa Maria de la Hoz

절벽아래 있는 교회로 로마네스크에서 고딕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양식이다.

아쉽게도 문이 잠겨 있어서 들어가지는 못했던...

 

 

날씨가 좋지않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스페인 북부는 이처럼 산이 많다.

 

대도시라면 또 오게될 가능성이 크니 몇군데 빠뜨려도 그게 재방문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이런 소도시는

일부러 고생해서 오지않는한 그대로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열심히 봐야한다.

 

 

절벽위에서 도시를 굽어보고 있는 Frias 백작의 성이다.

12세기와 15세기 사이에 지어졌다.

 

 

절벽위의 집들이 참 멋있다.

 

 

어느덧 하늘이 어두워졌다.

잠시 문밖에 나왔다 들어가는 현지인들을 빼곤 관광객들도 찾기 힘들었고 너무나도 고요했다.

 

 

불이 꺼진 집들이 많았다. 사람이 살지 않는 것일까?

 

 

San Vitores Church

후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로 13세기와 14세기 사이에 지어졌다.

 

 

내려가는 길이 비때문에 미끄러웠다.

 

내려가는 길에 작은 음식점이 하나 열려있어서 들렀다.

맥주와 타파스를 곁들여 먹었는데 참 맛있었다.

첫번째 여행지로 스페인을 선택했던게 참 잘한 선택인것 같아 흡족할 따름이다.

 

 

 

숙소 들어가기전 마트에 가서 구경을 했는데 하몽 종류도 많거니와 가격이 굉장히 저렴했다.

 

 

소니아가 나를 위해 숙박을 예약해주었는데 너무 고마웠다 ㅠㅠ

전통가옥을 호텔로 개조한 곳이었는데 의외로 따뜻했고 아주 깔끔하고 좋았다.

너무 잘 지내서 감사의 인사로 스페인사람인 호텔 사장님에게 선물로 팩소주를 드렸다.

 

내일은 다시 빌바오로 이동하는 날이다.

 

상하이 푸동공항을 떠나서 파리 샤를드골 공항을 경유하여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위탁 수화물을 찾고보니 스페인에서는 입국심사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당시 쉥겐조약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였음)

혹시 불법입국이 되는지 걱정되서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파리에서는 입국심사를 했지만 이곳 스페인에선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았는데 괜찮냐고 물어보니 안내원이 파리에서 이미 유럽에 들어왔기 때문에 할 필요가 없다고 웃으며 설명해 주었다. 속으로 바보아니냐고 했을듯 ㅋㅋ

 

장거리 비행탓에 머리카락이 떡지고 초췌하여 공항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세수까지 마쳤다.

이어서 면도를 하려고 1회용 면도기를 꺼내는데 플라스틱 커버를 급히 떼다가 면도날에 손이 상당히 깊게 베어 피가

줄줄 났다. 거기다가 면도하다 상처나서 피 자국 남음 망함 ㅋ

지하에 있는 의무실로 가서 밴드에이드를 부탁하니 담당직원이 친절하게 여분까지 챙겨주었다.

이제 펜팔친구인 소니아를 만나러 빌바오로 가기위해 버스를 타러 가야한다.

 

 

새벽 3시에 빌바오로 떠날 버스가 도착했다. 무엇보다 공항에서 바로 빌바오까지 연결되니 좋았다.

사진에 보이는 ALSA버스는 스페인에서 가장 인기있는 고속버스회사이다.

참고로 다른 버스회사에선 와이파이가 됐다 안됐다하고 내 인내심을 시험했는데 ALSA가 가장 만족스러웠던것 같다.

4시간 정도를 달리는 동안 잠을 자야.....하는데 비행기에서 이미 잠을 충분히 잤고 여행에 대한 두근거림에 1시간 남짓밖에 못잤다-_-;;;

 

 

빌바오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소니아가 마중 나와있었다.

소니아를 알게된 것은 2014년, 언어교환 어플에서 내가 사는 동네(관광지 아님) 사진을 올려서 신기하고 반가워서 메세지를 보냈던게 인연이 되어 친구가 되었다.

빌바오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1시간 거리에 있는 Burgos주로 이동했다.

Burgos주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기운 좀 차리라고 까페로 데려가 주었다.

에스프레소를 한 잔하고 밖에 나오니 차가운 공기가 너무 좋았다.

그 때 찍은 사진이 바로 위의 사진이다.

 

 

Iglesia de Santa Cecilia

먼저 에스피노사 데 로스 몬테로스 라는 곳에 도착했다.

사진에 나온 이글레시아 데 산타 세실리아라는 성당앞엔 과일 노점이 열려 있었는데 주인 아저씨가 영어를 잘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남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대화를 재개했다는 뉴스를 봤다고 했다.

소니아가 말하길 이 동네에서 영어 잘하는 사람 거의 찾아보기 힘든데 자기도 놀랐다고 한다.

참고로 위의 성당은 1510년에 완공되었다.

 

 

이 곳에선 동양인이 아예 0이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쪽 아니면 이 쪽은 완전 로컬이다.

 

 

소니아가 자기 친구가 운영하는 바에 데려가주었다. 미리 외워둔 스페인어로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다.

스페인 사람들이 외향적이고 활발하다지만 소니아가 자기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해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Torre de los Velasco

바에서 나와서 다시 차를 타고 벨라스코 탑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소니아가 이 요새는 사유지로서 에스피노사를 지배하던 영주가문 후손들의 소유라고 설명해 주었다.

내부로 들어가 보겠다.

 

 

탑 내부는 모두 제거된 상태였다. 보다시피 2층과 3층이 있었다는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스페인 문화재 중에 레드리스트(보존이 시급)로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예전에 소니아가 스페인 북부는 남부랑 상당히 분위기가 다르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외국인들이 알고있는 정열적이고 유쾌한 스페인의 이미지는 남부의 이미지라고....

스페인 북부에 와보니 그 뜻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전문가나 직접 방문한 사람이 아니고선 이 사진을 보고 스페인이라고 할만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Palacio de los Cuevas Velasco
Palacio de los Cuevas Velasco

벨라스코 궁전으로 17세기 르네상스 형식의 건축물이다.

 

 

Casona del General Marcide라는 곳으로 Don Manuel Marcide이란 장군이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소니아가 어렸을땐 장군의 가족들이 집을 출입하는걸 흔히 볼수 있었다고 하는데 열쇠구멍으로 정원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똑같이 따라해봤다.

 

 

내가 아무것도 모른채 스페인에 왔더라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었을까? 그저 고맙기만 했다.

 

 

예전에 스페인 고성들 가격을 검색해보니 제일 싼게 20억원에서 30억원 사이였던걸로 기억한다.

 

 

스페인 북부다운 척박한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교회다.

 

 

 

Valles Pasiegos로 이동했다. 이곳은 Pasiegos의 칸타브리안인들에 의해 옛 방식으로 목축업이 이뤄진다고 한다. 아쉽게도 겨울이라 그런지 원주민들 모습은 보지 못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중에 말들이 차를 가로막았다. 주인도 없고 자기들끼리 어디로 가는걸까?

 

 

근처 식당을 찾았다. 여기도 로컬이었는데 내가 들어가자 동네 주민들이 좀 놀란 눈치였다. 외국인이 여길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표정들이었다. 식전빵이 나왔는데 한국에선 어디서 파는지 몰라 아쉽다.

 

 

Calamaritos fritos라는 음식인데 꼴뚜기 튀김이다.

 

 

Fabada라는 스프인데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다.

 

 

이 모두 2만원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신없이 먹부림을 달렸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두 사람이 다 먹지 못했다.

거기다가 와인까지 나왔는데 그 또한 다 못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