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20 이탈리아 - 라벤나: 산 비탈레 성당, 갈라 플라키디아 영묘
전날 맥주를 한 잔하고 잠을 너무 편안하게 푹 잘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주방에 나와보니 이런 광경이 펼쳐졌다.
중세성벽이 바로 보이는 뷰라니 너무 감동스럽지만 한편으론 나중에 자꾸 생각나서 어쩌나 싶다 ㅎㅎ
아침에 밀레나가 에어비앤비앞으로 데리러 와 주었다.
이제 라벤나로 떠날 시간이다.
라벤나로 가는 경로엔 산이 없어서 경치가 이색적이다.
차창밖을 보고 있으면 편안한 풍경이 끝없이 영원히 이어질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유로트럭을 할때도 이런 느낌이었을거다 아마...
예전에 밀레나가 이탈리아 음식을 보내주면서 라벤나 관광팜플렛을 같이 보내준 적이 있었다.
비잔틴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라는 설명과 함께....
라벤나 관광에 큰 메리트가 있는데 바로 통합 티켓으로 주요 문화재를 대부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티켓(방문당시 9.5€) 하나면 1. 산 비탈레 성당, 2. 갈라 프라키아다 영묘, 3. 산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
4. 정교회 세례당 5. 대주교 예배당 까지 5개 문화유적을 감상할 수 있다.
아리안 세례당은 따로 티켓을 사야하는데 왠만하면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이때 안갔다가 나중에 재방문할때 갈 수 있었다 ㅎㅎ
서로마 제국의 수도이자 동로마 총독부였던 라벤나에 오신걸 환영합니다(토전사 무기고 패러디😊)
라벤나의 중심인 포폴로 광장에 왔다.
광장에는 두 성인의 상이 기둥위에 서있었다.
왼쪽은 성 베드로의 제자이자 라벤나의 첫번째 주교였던 성 아폴리나레이며
오른쪽은 성 비탈레이다.
이 광장은 1969년도부터 보행자 전용구역이었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앞서갔다는 것인가?
먼저 San Vitale(산 비탈레) 성당을 방문했다.
로마제국이 남긴 교회들중 모자이크 벽화가 가장 보존이 잘 된 곳이 바로 산 비탈레 성당이다.
원랜 콘스탄티노플의 하기아 소피아 였을 것이지만 아쉽게도 오랜 세월동안 보수되지 않고
오스만 제국때 덮어씌운 회반죽에만 의지하면서 많이 손상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완공년도는 547년인데 하기아 소피아보다 10년뒤에 지어졌으니 같은 시대 건물인 셈이다.
하기아 소피아랑 같은 시대 건물이지만 콘스탄티노플의 비잔틴 교회들이 둥근 돔 형태라면
산 비탈레 성당의 돔은 아직 비잔티움식 양식이 정형화 되지 않았을 때라 팔각형을 하고 있었다.
사실 지금 보고있는 이 사진은 성당의 후문이다.
정문은 더 웅장하지만 수수한 이 후문이 오히려 더 비잔티움답다고 생각해서 반대로 올려봤다.
비잔티움식 성당들의 외관은 하기아 소피아 박물관을 빼면 위엄이 넘치거나 화려하진 않다.
오히려 그 반대이고 수수한 외양을 지닌다.
산 비탈레 성당은 성 비탈리스가 순교한 자리에 세워졌다고 한다.
그런데 흔히 알려진 밀라노의 비탈리스 성인인지 볼로냐의 비탈리스 성인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아치형 지지대는 초기 타입의 플라잉 버트레스이다.
지금 보고있는 사제석의 모자이크가 이 성당에서 거의 모든 것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5세기에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제작되어 라벤나로 옮겨왔다.
밀레나가 이야기하길 이탈리아에는 모자이크 장인을 양성하는 학교도 있다고 하는데
너무 흥미로웠다.
사제석위 앱스에 예수의 모습이 청년으로 표현되어있다.
긴머리에 수염을 기른 전형적인 예수상이 확립되기전 모습이다.
갠적으로 이 모자이크를 좋아하는데 실제로 보면 정말로 천국으로 올라갈것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예수아래 있는 푸른색 구는 지구를 표현한 것이다.
천사들의 복식이 인상깊은데 로마 전통복장인 튜닉에 망토가 왼쪽 어깨에 올려져 있다.
제일 왼쪽은 밀라노의 성 비탈리스이며 가장 오른쪽은 에클레시오 주교이다.
천장에 있는 바로크 양식 프레스코화는 1778년에서 1782년 사이에 완성된 것이다.
원랜 바닥에 있던 모자이크가 따로 보존이 되어 있었다.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와 그 일행의 모자이크가 눈 앞에 펼쳐졌다.
이 모자이크가 만들 당시엔 황제는 40대일때이다.
황제의 우측에 서있는 막시미아누스 주교의 모자이크는 원래 전임주교가 위치해 있었지만
새로 수정된 것이다.
이 모자이크는 콘스탄티노플에서 제작되어 라벤나로 보내졌다고 한다.
이 사진과 바로 밑의 사진은 첫 방문당시 그냥 지나쳐서 재방문했을때 찍은 사진으로
대신했다.
맞은편에는 테오도라 황후의 모자이크가 있다.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쪽의 모자이크보다 색도 더 많이 들어가고 화려하게 표현되어 있다.
가운데 중앙 앱스에 예수 그리스도의 모자이크가 장식되어 있고
왼쪽 아래에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와 부하들, 오른쪽 아래엔 테오도라 황후와 궁녀들의 모자이크가
위치해 있는데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최상위격이며 그 다음 서열인 로마황제가 현실세계를 지배함을 의미한다.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이렇다.
전성기 제국의 영역을 회복했지만 무리한 확장으로 차기 황제부터 쇠퇴했다고...
사실 전형적인 동로마제국 강역은 그리스랑 아나톨리아에다가 뭐 라벤나까지 있으면
더 없이 좋다고 할 수 있는데 6세기부터 그리스+아나톨리아만 사수한다고 나왔다면
동로마제국의 몰락이 더 빠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한반도에 틀어박혀 운좋게 생존한 한민족처럼 될수도 있었겠지만 말이다ㅎㅎ
이 곳이 산 비탈레 성당 정문이다.
일부러 반대로 올려봤다.
산 비탈레 성당에서 나온 뒤 서로마제국의 황후였던 갈라 프라키디아 영묘를 들르게 되었다.
외관은 보시다시피 수수하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영원불멸의 모자이크 세계가 펼쳐진다.
원래는 다음과 같이 왼편에 있는 Santa Croce 성당과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나중에 철거되었다.
영묘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천국을 현세에 구현한듯한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앞에 보이는 두 남자는 성 베드로, 성 바울이며 바닥에 있는 작은 분수는 세례조를 뜻한다.
Galla Placidia 영묘는 원래 장식된 모자이크가 온존히 보존되어 있다.
꽃을 표현한 모자이크로 라벤나에서 가장 유명한 모자이크중에 하나이다.
관광지를 이동할때 라벤나의 거리를 살펴보는 것도 참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이런 아름다운 거리를 볼 수 있게 해줘서 밀레나에게 너무 고맙다.
언젠가 밀레나가 한국에 왔을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
다음 목적지인 정교회 세례당에 도착했다.
이 곳은 이단인 아리우스파 세례당과 대립하여 진짜 정통 그리스도교인들의
세례당이라는 개념으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뭐 다같은 기독교인데 왜 편을 가르고 그래요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건 지금 관점일 뿐이고 장차 1500년간 서양세계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논쟁이라고 생각하면 좋은게 좋다라고 하긴 힘들었을 것 같다.
천장에는 다음과 같은 모자이크가 장식되어 있었다.
세례를 받는 예수 그리스도는 수염이 나있는 모습으로 만들어졌는데
아리우스파 세례당에선 수염이 없는 모습이다.
세례요한과 예수 그리스도가 있는 원 바깥쪽은 12사도를 표현한 모자이크가 둘러싸고 있다.
난 이 곳을 둘러보고 나서 굿이 아리우스파 세례당 볼거있나 싶어서 안 갔는데
나중에 후회했다.(결국 재방문때 아리우스파 세례당에 가게됨)
산 비탈레 성당 왼편으로 라벤나 국립박물관이 보인다.
이 곳에 박물관과 대주교 예배당이 있다.
여긴 밑에서도 설명하겠지만 사진촬영이 불가하다.
라벤나 국립박물관에 들어오면 대주교 예배당으로 이어진다.
아쉽게도 이 곳의 모자이크도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촬영불가라 찍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 감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알아서 안했다.
나중에 라벤나에 다시 방문했을때도 이곳에 또 갔는데 그 때도 안찍었다😂
밀레나도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시민의식도 있겠지만 자국의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이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설명은 필요하므로 위키피디아(https://it.wikipedia.org/wiki/Cappella_Arcivescovile)의
사진을 여기 올린다.
이 모자이크의 예수상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모자이크로
역시 우리가 아는 예수가 아닌 젊은 병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발로 뱀과 맹수를 밟고 있는데 당시 라벤나를 지배하던 동고트족이 믿던
아리우스파를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국 나중에 유스티니아누스 대제가 라벤나를 수복한후 아리우스파가 지은 건축물들은
몰수되어 가톨릭 소유로 이관되게 된다.
어찌보면 직접보는 것밖에 안되기때문에 꼭 다시 가야하는곳이 아닐까 싶다.
다른 곳도 좋지만 이 대주교 예배당의 모자이크는 너무 상태가 좋았다.
이탈리아의 문화재 관리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
아리안 세례당을 지나는데 밀레나가 들어가보겠냐고 물어봤다.
난 따로 티켓을 사야한다고해서 안들어갔는데 나중에 후회를 했다.
왜냐면 내가 그리스 로마 모자이크를 너무 좋아하는데 이 곳을 지나쳤다는게
나중에 큰 후회로 다가왔다ㅠㅠ
'성령의 교회'라는 거룩한 뜻을 지닌 스피리토 산토 성당은 526년 Hagìa Anastasis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역시 동고트왕국 시대에 아리우스파 기독교 성당으로 전용됐었다.
현재는 정교회 성당으로 사용중인데 동로마시대 그리스인들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성당이
동서교회 분열후 오랜 세월을 거쳐 그리스인들에게 돌아온걸 보면 참으로 의미있는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이란 곳으로 505년에 아리우스파 기독교 성당으로 지어졌다.
가운데 현관부분인 포르티코는 1차대전때 폭격을 받아 다시 지어진 것이다.
산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은 원래는 아리우스파 기독교에 소속된 성당이었지만
나중에 카톨릭 성당으로 이관되면서 카톨릭식으로 정화되게 되어 아리우스파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 곳의 장대형 모자이크는 정말 일품이다.
오른편 모자이크엔 26명의 순교성인 그리고 왼편 모자이크엔 22명의 성녀가
표현되어 있다.
왼편 장대형 모자이크 가장 끝에 있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예수의 모자이크가 장식되어 있었다.
고대 그리스의 모자이크도 마찬가지지만 보고있으면 빨려들어갈것 처럼 신비롭다.
성당 안쪽의 반원형의 앱스는 1차대전때 소실되고 다시 지어진 것이다.
복원하면서 원래 있던 모자이크는 복원되지 않았다.
라벤나 관광을 마치고 밀레나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다음과 같이 구운 빵과 치즈가 나왔는데 맛을 보는 순간 깊고 진한 맛이 너무 맛있었다.
순간 고민도 들었는데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치즈들이 가치없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ㅋㅋㅋ
맛있는 치즈는 서막일 뿐이었으니 여기서 나는 인생최고의 음식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라비올리였는데 트러플과 어우러진 맛이 너무 너무 맛있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에스프레소를 먹어봤는데 역시 이탈리아가 최고다.
역사가 깊고 옳게 된 나라는 이런 것이다ㅎㅎ
라벤나 여행을 가능하게 해준 소중한 친구 밀레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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