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2018 유럽

20180208 그리스 - 테살로니키: 레프코스 피르고스

Frias 2021. 10. 17. 17:29

 

해적선 모양을 한 배가 바로 운영되고 있는데 칵테일을 마시면서 바다를 한바퀴 운항한다고 한다.

이런 배들이 테살로니키에 3척이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장기여행이라 금전적으로 이런데서 돈이 조금씩 소진되는게 부담도 되고 시간도 부족해서 과감히 패스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상이 해안가에 설치되어 있었다.

내 블로그엔 동로마 제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사실 그리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건 자신들이 살았던 곳에 존재했던 그리스계 도시국가나 섬에 존재했던 문명의 역사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가장 사랑받는건 이 동상의 주인공인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활약했던 마케도니아 왕국의 역사다. 여기저기 모래알처럼 분열돼있던 그리스 국가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그리스 지역과 동방 지역의 질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비록 돈과 시간이 한정돼있어서 가지 못했지만 다음 번 여행 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태어난 도시인 그리스의 페라 지역을 꼭 가보고 싶다. 그리스가 많은 섬들, 영토가 길게 늘어져 있기 때문에 영토 크기보다 실제 여행을 하는건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 그리스 사람들은 죽기 전에 그리스 지역을 모두 여행하는게 꿈이라고 한다. 그리스가 관광객들에겐 '산토리니국'이라고 불려야 할 정도로 산토리니와 아테네에 편중돼 있지만 알아보면 알아볼 수록 저평가된 도시가 참 많다.

물론 모든 그리스 도시가 유적지가 채일정도로 많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의 대도시들도 경제성장기에 난개발이 심각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역사적인 배경만으로도 한번쯤은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들이다. 비록 역사에서의 존재감보다 초라해서 실망할지라도 그것도 여행의 한 부분이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배워가는게 있을지도 모른다.

 

 

Λευκός Πύργος

 

흔히 화이트 타워라고 불리는 건축물로 그리스어로 레프코스 피르고스라고 불린다. 1535년에 완성됐다고 한다.

오스만 제국 시대에 건축된 탑으로 같은 위치에 동로마제국시대인 12세기에 건축됐던 탑이 있었다고 한다.

독일 역사학자 프란츠 바빙거는 이 곳이 오스만 제국의 건축가인 미마르 시난이 설계했다고 추측했다.

 

타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자에게 부탁했더니 "No"라고 해서 "뭐지? 이 싸가지는..."하고

그 여성과 같이 온 일행인 다른 여자한테 부탁을 했더니 흔쾌히 사진을 찍어주었다.

고맙다고 하고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보니까 아르메니아에서 왔다고 했다.

얘기 끝내고 내 갈길을 가려고 하는데 아까 사진찍어주는걸 거부한 여자가 오더니 미안하다고 하면서 자기가 영어를 잘 못해서 내가 자기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뜻으로 오해했다고 한다. 그래서 신경쓰지 말라고하고 자리를 떴다.

역사적인 사건으로나 접하던 아르메니아 인들과의 첫 조우라 할 수 있는데 처음엔 그닥 유쾌한 만남은 아니었지만 솔직하게 사과하는 모습에 근본까지 나쁜 사람들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

 

원래 나는 전망대에 큰 흥미는 없어서 일본여행갈때 천수각 빼면 잘 안가는 편인데 화이트 타워는 꼭 한번 들러보고 싶었기에 티켓을 사서 들어갔다. 혹시 내가 잘 모를 거라고 염려했는지 입구에 있던 직원분이 이 곳은 도시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기념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럴땐 그냥 들어야지 예를 들어 서울에 온 미국 관광객이 가이드가 설명을 하는데 "네... 저 4대궁 다 알아요... 경희궁은 복원이 되면 좋을텐데 아쉬워요" 이러면 좀 웃기잖아? ㅎㅎㅎ

 

 

Λευκός Πύργος

 

계단이 완만하게 지어져있어서 올라가는게 그리 힘들지 않다.

 

 

Λευκός Πύργος

 

Λευκός Πύργος

 

Λευκός Πύργος

테살로니키에서 출토된 도자기가 전시돼있었다.

 

Λευκός Πύργος

 

바닥재로 쓰이던 모자이크가 전시돼 있었다.

 

 

 

도시의 역사를 설명하는 전시품들이 설치돼 있었는데 주로 오스만 제국 시대가 많았다.

 

 

 

 

 

그리스에서 오스만제국 시대의 역사에 대해선 대체로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 같다.

 

현재는 이즈미르라는 이름으로 개명된 스미르나가 그리스인들에게 아직도 크나큰 향수로 남아있는 것처럼 셀라닉(테살로니키의 오스만 시대 이름) 이라는 이름만으로 많은 터키인들을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리스에 오기전 이스탄불의 게스트하우스 주인에게 셀라닉으로 간다고할때 좋은 도시라고 하면서 그가 보였던 반응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약간의 상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청개구리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에서 일본식 가옥을 찾고 터키에서 비잔틴 제국의 흔적을 찾고 반대로 그리스에서 오스만 제국의 잔재를 찾는다.

 

이런 과거의 잔재들에 대해 생각해보면 막상 방문을 했을땐 그 아우라가 어슴푸레하게 남아있을 뿐이어서 상상력과 주의력을 동원해야 겨우 알아차릴 만한 유적들이 많았다. 심지어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고해도 말이다.

이 곳도 오스만 제국이 만든 건축물이지만 투르크인들이 떠났기 때문에 오스만 제국 시대 피의탑이라고 불리던 서슬퍼런 분위기는 남아있지 않다. 

 

 

Λευκός Πύργος

 

탑의 최상층인데 간단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기념엽서를 2장 샀다.

이 중에 한 장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평소 잘가는 카페 사장님께 드렸다.

 

 

 

옥상으로 올라가면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진다.

 

 

 

사실 제 2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이 없다는 점은 단점이지만 그건 내가 다른 나라의 교통시스템에 너무 익숙해서 일 것이다. 나는 도시에 지하철이 없으면 비록 우리나라라도 왠만하면 걸어다니려고 한다. 이유는 실수로 버스를 탈때 방향을 반대로 타면 안타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ㅎㅎ 

 

 

 

저 앞엔 망망대해로 펼쳐지는 것같이 보이지만 저기도 드넓은 에게해의 한쪽 귀퉁이일 뿐이다.

 

 

 

마케도니아 조선소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테살로니키는 고대 때부터 배를 만들던 도시라고 한다.

이 곳의 조선회사들은 큰 대기업보다 중소규모의 가족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국립 북부그리스 극장이다.

건물외관을 대리석으로 장식한게 인상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