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9 Spain - Burgos(부르고스)
상하이 푸동공항을 떠나서 파리 샤를드골 공항을 경유하여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위탁 수화물을 찾고보니 스페인에서는 입국심사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당시 쉥겐조약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였음)
혹시 불법입국이 되는지 걱정되서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파리에서는 입국심사를 했지만 이곳 스페인에선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았는데 괜찮냐고 물어보니 안내원이 파리에서 이미 유럽에 들어왔기 때문에 할 필요가 없다고 웃으며 설명해 주었다. 속으로 바보아니냐고 했을듯 ㅋㅋ
장거리 비행탓에 머리카락이 떡지고 초췌하여 공항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세수까지 마쳤다.
이어서 면도를 하려고 1회용 면도기를 꺼내는데 플라스틱 커버를 급히 떼다가 면도날에 손이 상당히 깊게 베어 피가
줄줄 났다. 거기다가 면도하다 상처나서 피 자국 남음 망함 ㅋ
지하에 있는 의무실로 가서 밴드에이드를 부탁하니 담당직원이 친절하게 여분까지 챙겨주었다.
이제 펜팔친구인 소니아를 만나러 빌바오로 가기위해 버스를 타러 가야한다.
새벽 3시에 빌바오로 떠날 버스가 도착했다. 무엇보다 공항에서 바로 빌바오까지 연결되니 좋았다.
사진에 보이는 ALSA버스는 스페인에서 가장 인기있는 고속버스회사이다.
참고로 다른 버스회사에선 와이파이가 됐다 안됐다하고 내 인내심을 시험했는데 ALSA가 가장 만족스러웠던것 같다.
4시간 정도를 달리는 동안 잠을 자야.....하는데 비행기에서 이미 잠을 충분히 잤고 여행에 대한 두근거림에 1시간 남짓밖에 못잤다-_-;;;
빌바오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소니아가 마중 나와있었다.
소니아를 알게된 것은 2014년, 언어교환 어플에서 내가 사는 동네(관광지 아님) 사진을 올려서 신기하고 반가워서 메세지를 보냈던게 인연이 되어 친구가 되었다.
빌바오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1시간 거리에 있는 Burgos주로 이동했다.
Burgos주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기운 좀 차리라고 까페로 데려가 주었다.
에스프레소를 한 잔하고 밖에 나오니 차가운 공기가 너무 좋았다.
그 때 찍은 사진이 바로 위의 사진이다.
먼저 에스피노사 데 로스 몬테로스 라는 곳에 도착했다.
사진에 나온 이글레시아 데 산타 세실리아라는 성당앞엔 과일 노점이 열려 있었는데 주인 아저씨가 영어를 잘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남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대화를 재개했다는 뉴스를 봤다고 했다.
소니아가 말하길 이 동네에서 영어 잘하는 사람 거의 찾아보기 힘든데 자기도 놀랐다고 한다.
참고로 위의 성당은 1510년에 완공되었다.
이 곳에선 동양인이 아예 0이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쪽 아니면 이 쪽은 완전 로컬이다.
소니아가 자기 친구가 운영하는 바에 데려가주었다. 미리 외워둔 스페인어로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다.
스페인 사람들이 외향적이고 활발하다지만 소니아가 자기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해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바에서 나와서 다시 차를 타고 벨라스코 탑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소니아가 이 요새는 사유지로서 에스피노사를 지배하던 영주가문 후손들의 소유라고 설명해 주었다.
내부로 들어가 보겠다.
탑 내부는 모두 제거된 상태였다. 보다시피 2층과 3층이 있었다는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스페인 문화재 중에 레드리스트(보존이 시급)로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예전에 소니아가 스페인 북부는 남부랑 상당히 분위기가 다르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외국인들이 알고있는 정열적이고 유쾌한 스페인의 이미지는 남부의 이미지라고....
스페인 북부에 와보니 그 뜻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전문가나 직접 방문한 사람이 아니고선 이 사진을 보고 스페인이라고 할만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벨라스코 궁전으로 17세기 르네상스 형식의 건축물이다.
Casona del General Marcide라는 곳으로 Don Manuel Marcide이란 장군이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소니아가 어렸을땐 장군의 가족들이 집을 출입하는걸 흔히 볼수 있었다고 하는데 열쇠구멍으로 정원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똑같이 따라해봤다.
내가 아무것도 모른채 스페인에 왔더라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었을까? 그저 고맙기만 했다.
예전에 스페인 고성들 가격을 검색해보니 제일 싼게 20억원에서 30억원 사이였던걸로 기억한다.
스페인 북부다운 척박한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교회다.
Valles Pasiegos로 이동했다. 이곳은 Pasiegos의 칸타브리안인들에 의해 옛 방식으로 목축업이 이뤄진다고 한다. 아쉽게도 겨울이라 그런지 원주민들 모습은 보지 못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중에 말들이 차를 가로막았다. 주인도 없고 자기들끼리 어디로 가는걸까?
근처 식당을 찾았다. 여기도 로컬이었는데 내가 들어가자 동네 주민들이 좀 놀란 눈치였다. 외국인이 여길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표정들이었다. 식전빵이 나왔는데 한국에선 어디서 파는지 몰라 아쉽다.
Calamaritos fritos라는 음식인데 꼴뚜기 튀김이다.
Fabada라는 스프인데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다.
이 모두 2만원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신없이 먹부림을 달렸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두 사람이 다 먹지 못했다.
거기다가 와인까지 나왔는데 그 또한 다 못먹었다.